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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이야기/알쓸 일상팁 이야기

인간은 꼬리를 잃은 대신 '이것'을 얻었다?

by $100만 건강미녀 2024.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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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가운데 인간을 포함한 몇몇 유인원들이 꼬리를 가지지 않은 이유는 오랜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물고기들은 앞으로 전진하거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꼬리가 필요하고 치타 역시 달릴 때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꼬리가 필요합니다. 소나 말 등도 흡혈 곤충들이나 파리 등을 쫓기 위해 꼬리를 흔들어 이들을 털어냅니다. 꼬리를 이용해 매달리거나 꼬리로 물건을 잡기도 하는 원숭이들은 꼬리를 제 3의 팔처럼 자유자재로 쓰기도 하죠. 


영장류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속한 유인원은 진화하면서 중요한 신체 기관 중 하나인 꼬리를 사라졌다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하여 침팬지,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고릴라 등은 진화 과정 속에서 꼬리가 없어졌습니다. 

찰스다윈은 1871년에 출간한 책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에서 사람의 꼬리뼈가 바로 다른 동물의 꼬리에 해당하는 흔적기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왜 꼬리가 사라졌는지,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대한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꼬리가 없지만 태아는 4주 동안 꼬리가 발달하다 사라진다. 임신 7주째 태아의 모습.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과학자들은 화석 증거들을 바탕으로 약 2500만년 전에 고리없는 유인원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인원에게서 꼬리는 왜 사라진 걸까?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영장류 유전자 해독 프로젝트를 통해 이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꼬리 없는 유인원 6종과 꼬리가 달린 원숭이 9종의 DNA를 비교분석하여 생쥐를 동원한 실험을 거친 결과, 꼬리가 사라진 원인은 꼬리 유전자에 다른 유전자 조각이 끼어들었기 때문, 즉 유전자 삽입이 원인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유전자삽입을 통해 꼬리가 짧아진 쥐들(왼편)과 정상쥐(오른쪽) 출처: 네이처

 

유의미하게 관찰한 표적은 꼬리를 가진 다양한 동물들에게서 채취한 유전자 30여 종류였습니다. 그 결과 호모 사피엔스와 유인원에게는 나타나지만 꼬리가 달린 원숭이들에게는 없는 돌연변이같은 유전자 하나를 발견해낸 것입니다. 

 

꼬리 발생에 관여하는 TBXT란 유전자 내에 아르트로박터 루테이스 즉 '알루(Alu)' 라는 DNA 조각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에는 관여하지 않고 자기복제만 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유전자라고도 불리는 녀석인데 알루 인자는 인간 게놈 전체에 100만개 이상 있다고 합니다. 

 이 유전자 조각이 꼬리 유전자에 끼어들어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면서 꼬리가 사라지게 된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이미 1세기 전에도 러시아에서 x-ray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도 TBXT가 꼬리 발생과 관련이 있음을 일차적으로 밝히기도 했답니다. 

 

연구진들은 사람과 유인원에서 꼬리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한 번의 돌연변이로 인한 꼬리 소실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돌연변이의 추가 발현으로 인해 꼬리 없는 형질이 안정화되어 진화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6600만년 전 영장류 화석에서는 꼬리가 발달되어 있었습니다. 

2500만년 전 처음 확인된 꼬리 없는 유인원은 꼬리를 잃은 후, 제 발이 아닌 두 발로의 직립보행, 이족 보행이 가능하게 되었고 꼬리 근육은 골반을 지탱하는 구실을 맡아 장기가 밑으로 쏠리지 않도록 도와주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가설에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꼬리라고 하는 것이 떼어버리고 싶다고 떼어버릴 수 있는 간단한 신체기관이 아니기 때문이죠. 연구진들은 꼬리를 없앤 DNA 는 꼬리를 가져간 대신 척추 기형을 일으키는 신경관 결손을 주었습니다. 신경관 결손이란 척추에 구멍이 생기면서 그 구멍으로 척추신경과 다른 조직의 세포들이 빠져나오는 질환으로, 무뇌증을 초래할 수 있는 발육성 기형입니다. 이 질환은 1000명 중 1명의 아기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신체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500만년 전 꼬리를 내어준 후 직립보행이라는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었지만 무뇌증과 척추신경 질환을 그 댓가로 치르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꼬리 없는 호모 사피엔스와 유인원이 지금까지 살아남게 된 것도 이 돌연변이 때문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인용 논문: bioRxiv, DOI: 10.1101/2021.09.14.460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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